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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미 시네뷰] ‘코다’, 장애와 재능

매년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며, 이후 한 주간이 장애인 주간이어서 장애인의 입장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모든 정상인은 잠재적 장애인이라는 말이 있다. 선천적 요인이 아니더라도 사고든 질병이든 누구나가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지하철 역사에는 시각장애 체험 그림이 있다. 색맹 및 전맹 등 여러 유형의 시각장애인에게 사물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제시하는 그림이다. 아카데미 작품상과 남우조연상 및 각색상 등을 수상한 영화 ‘코다’는 귀가 들리지 않는 농인 가족 이야기다. 농인에게 사람들이 하는 말이 어떻게 들리는지를 장면화하여 몇 초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장면이 있다. 관객들도 농인의 입장에서 사물과 현상을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다. 제목인 ‘코다’는 CODA(Children Of Deaf Adults, 농인 부모의 자녀)라는 말이다. ‘코다 다이어리’로 재출간된 실제 코다인 베로니크 풀랭의 자서전 ‘수화, 소리, 사랑해!’를 원작으로 한 2014년 개봉작 ‘미라클 벨리에’를 리메이크했다. ‘미라클 벨리에’에서 농인 연기는 청인(청각 장애인의 상대어)들이 수어를 배워서 한 연기였지만, ‘코다’에서는 주인공 루비 아버지 역의 트로이 코처, 오빠 역의 다니엘 듀런트, 어머니 역의 말리 매트린이 모두 실제 농인이다. 특히 깊은 내면 연기로 관객이 농인의 입장에 자연스럽게 이입하게 만든 트로이 코처는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전년도 여우조연상 수상자로서 시상자를 맡은 배우 윤여정이 그의 이름을 수어로 호명했고, 트로이 코처도 수어로 감동적인 수상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장애인 배우가 장애인 연기를 함으로써 장애인 배우 연기 지평이 점차 넓어지는 것은 소수자의 삶에 주목하는 21세기적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 어업에 종사하는 코다 ‘루비’(에밀리아 존스)의 가족은 모두 농인이어서 루비는 어릴 적부터 청인과 소통하기 어려운 가족의 일을 돕느라 학업에 집중하기 어려운 삶을 살아왔다. 17살인 그는 짝사랑하는 ‘마일스’(퍼디아 월시 필로)를 따라 우연히 합창반에 들어가게 되는데, 자신을 ‘미스터 브이’라고 부르라는 합창단 선생님 베르나르도 빌라로보스(에후헤니오 데르베스)가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특별지도를 하게 된다. 그는 멕시코 출신에 버클리 음악대학을 졸업한 사람으로 집안 형편이 어려운 루비에게 장학금도 있으니 용기를 내보라고 권한다. 루비의 재능은 탁월하지만 가족 내 유일한 청인인 그 없이는 일을 할 수 없는 가족들 때문에 연습시간도 내기 어려운 형편이다. 루비는 베르나르도 선생님 덕분에 마일스와 듀엣도 하게 되지만, 대학은 꿈도 꾸기 어렵다. 루비가 없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며 루비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부모와는 달리 오빠 레오(대니얼 듀랜트)는 그가 가족을 벗어나서 꿈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공연 날 루비의 콘서트에 초대된 가족들은 그의 노래소리를 들을 수는 없지만, 그의 재능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과 그가 노래하기를 간절히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버클리 음대 오디션을 전격적으로 지원한다. ‘코다’는 예년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처럼 상징적이거나 감독의 미장센이 뛰어난 작품은 아니지만 밝고 강인한 모습의 루비를 연기하는 에밀리아 존스의 가창력과 연기가 돋보이며 가슴이 따뜻해지는 감동적인 가족 영화다. 그리스 신화에서 나타나는 장애의 양상을 살펴보면 지체 장애인은 손재주가 있고, 시각 장애인은 예지력이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도 이제 새롭게 정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람은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누구나 자신이 운명적으로 지게 되는 짐과 축복인 재능도 함께 있다. 장애인이라면 그것을 장애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장애를 가졌기 때문에 타인이 가질 수 없는 재능이 있다는 것으로 바꾸어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볼 때도, 특별한 다른 재능을 지닌 사람으로 보아야 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치인 것이다. 장애와 재능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황영미(영화평론가, 시네라처연구소 소장) 2023.04.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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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회 아카데미] 윤여정 남우조연상 시상 "다시 오게 돼 기쁘다"

배우 윤여정이 2년 연속 아카데미 시상식을 찾았다. 27일(현지시간) 미국 LA 돌비극장(Dolby Theatre)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에서 윤여정은 남우조연상 부문 시상자로 무대에 올랐다. 박수를 받고 등장한 윤여정은 블랙 롱 드레스를 차려 입고 올림 머리를 한 모습이었다. 난민을 지지하는 의미의 파란 리본도 함께였다. 윤여정은 지난해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 출연으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관례에 따라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남우조연상 시상을 맡은 것. 윤여정은 "오늘 할리우드에 다시 오게 돼 기쁘다. 할리우드 사람은 아니지만 어머니가 '뿌린대로 거둔다'고 말씀하셨다. 내가 엄마 말을 잘 들었던 거 같다"며 "지난해에 내가 내 이름이 제대로 발음 안되는 것에 대해 한소리를 했는데 죄송하다. 왜냐하면 내가 이번에 후보자님들의 이름을 보니까 참 이름 발음이 쉽지 않다라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미리 발음 실수에 대해 사과 말씀 드린다"고 재치있게 말했다. 이날 남우조연상 후보는 '벨파스트' 키어런 하인즈, '코다' 트로이 코처, '파워 오브 도그' 제시 플레먼스, '리카르도 가족으로 산다는 것' J.K. 시몬스, '파워 오브 도그' 코디 스밋-맥피가 올랐다. 수상은 '코다'의 트로이 코처에게 돌아갔다. 윤여정은 청각장애인인 트로이 코처의 수어 수상소감을 위해 트로피를 대신 들고 있는 등 배려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트로이 코처는 "내가 이 자리에 있다니 믿기지 않는다. 놀라운 여정이었다. 아카데미 모든 분들께 저희의 연기를 인정해 주심에 감사드린다. '코다'라는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상영된 것이 너무 놀랍고 백악관에서도 상영이 된 게 놀랍다"며 "그래서 저희가 백악관에 초청받아서 바이든 대통령, 부통령도 만났다. 수화를 얌전하게 했어야 했다. 그래서 지금도 얌전하게 하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지금 많은 농아인, 연기자들이 있는데 모든 동료들에게 감사하다. 최근에 스필버그 감독님의 책을 읽었는데 최고의 감독의 정의는 아주 능력있는 커뮤니케이터라는 것이다. 우리 숀 헤이더 감독님도 최고의 커뮤니케이터다. 소통을 이끌어냈고 연결 다리 역할을 해주셨다. 모든 스태프, 동료 배우들 모두 매우 감사드린다. 내 힘은 아빠로부터 많이 배웠다. 나의 히어로다. 감사하다. 내 가장 큰 팬인 아내와 딸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1927년 창설된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영화업자와 사회법인 영화예술아카데미협회(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 Sciences)가 수여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상을 시상하는 자리다. 전 해에 발표된 미국영화 및 미국에서 상영된 외국영화를 대상으로 우수한 작품과 그 밖의 업적에 대해 논하며,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는 것이 배우들에게는 최고의 영예로 꼽힌다. 작품상·감독상·주연상 등 20여 개 부문에 대해 시상한다. 김선우 기자 kim.sunwoo1@joongang.co.kr 2022.03.2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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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윤여정] 1분 1초도 못 놓쳐…'일곱 빛깔' 핫 아이콘

핫(HOT)하고, 힙(HIP)하고, 고상하고, 우아하고 그야말로 난리났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 여우조연상 주인공 윤여정이 '글로벌 핫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한국 배우 최초 아카데미 연기상, 아시아에서 63년만에 배출된 두번째 여우조연상 등 세계 영화사에 기록될만한 의미를 남긴 것도 주목도를 높이지만, 윤여정은 국내에서도 50여 년이 넘는 세월동안 사랑 받았던 '배우 윤여정' 스스로의 매력으로 아카데미와 세계 영화인들의 이목을 사로잡아 더 큰 자부심을 느끼게 만든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이 존재만으도 화제성을 이끌었듯 윤여정 역시 말 한마디, 움직임 1초까지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어느 무대에 서든 나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DNA 능력치가 타고난 'K 아티스트'들이 아닐 수 없다. 공식 수상 장면 외 외신 비하인드 직캠 하나 하나 빠짐없이 인기몰이 중이다. 입담, 패션 뭐하나 관심을 끌지 않는 것이 없다. 차곡차곡 쌓은 내공을 아낌없이 펼쳐보이고 있는 윤여정에 속시원한 통쾌함이 터진 것도 여러 번이다. 불안함보다 신뢰 가득한 기대감을 품게 만든 윤여정. "한국 영화사라는 거창한 잣대를 대기 보다는, 윤여정 선생님 개인의 승리라는 생각이 든다. 반세기가 넘는 시간동안 꾸준하고 성실하게 활동한 선생님을 아카데미에서 뒤늦게 반세기 넘게 알아본 것이다"고 콕 집은 봉준호 감독의 표현이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만들 만큼 공감대를 높이는 이유다. "무지개도 일곱 가지 색깔이 있다. 여러 색깔이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사람을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하고 또 백인과 흑인, 황인종으로 나누거나 게이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로 구분하고 싶지 않다는 윤여정. 쏟아지는 환호에도 "최고보다는 다 같이 '최중'으로 살면 안될까 싶다. 지금이 최고의 순간인지는 모르겠다. 상을 받았다고 윤여정이 김여정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난 똑같을 것이다"고 밝힌 윤여정. 거센 바람에도 끄떡없는 윤여정으로 남을 것임을 알기에 거침없이 목놓아 축하하고 응원하게 만든다. 이미 다채로운 일곱 빛깔을 품고 빛까지 내는, 아름다운 무지개 윤여정이다. "난 개가 아니에요" 내가 좀 욕을 먹더라도 현답을 이끌어내기 위한 우문이었다면 그나마 인정이다. 그럼에도 따끈따끈한 오스카를 손에 쥐고 내려 온 수상자에게 던질 법한 질문은 결코 아니었다. 윤여정은 시상식이 끝난 뒤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한 외신 기자가 "브래드 피트에게서 어떤 냄새가 났냐"고 묻자 "나는 냄새를 맡지 않았다. 난 개가 아니다"고 응수했다. 반할 수 밖에 없는 윤여정의 품위다.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소감으로 화제를 모았던 'Snobbish people'(매우 고상한 체하는 사람들)에 대한 언급도 다시 있었다. 윤여정은 본식 전 레드카펫 인터뷰에서 "캐나다인들은 어떤가요?"라는 질문에 "캐나다인인가요?"라고 되물은 후 자신의 옆을 지나가는 글렌 클로스를 발견하고 반갑게 인사, 해당 질문에 대한 답을 하지 않는 듯 했다. 하지만 윤여정은 인터뷰를 마무리 지으며 "캐나다인은 속물이 아니에요"라는 한 마디를 남겨 리포터로 하여금 "우리는 당신을 사랑해요!(We love you!)"를 외치게 만들었다. 아만다 사이프리드 "I love her" 뉴욕타임스 선정 최고의 수상소감이다. 아카데미 노미네이트 직후 소감으로 "나는 경쟁을 싫어한다. 상은 이미 받은 것과 다름없다"고 전했던 윤여정은, 실제 수상이 현실화 된후 무대에서도 또 한번 진심을 꺼내들었다. 윤여정은 "나는 경쟁은 믿지 않는다. 내가 어떻게 글렌 클로즈를 이길 수 있겠나. 다섯 후보는 각기 다른 역을 연기했다. 우리끼리 경쟁할 수는 없다. 우리는 각자의 영화에서 수상자다. 오늘 내가 여기에 있는 것은 단지 조금 더 운이 좋았을 뿐이다"고 말했다. 순간 카메라가 비춘 인물은 윤여정과 함께 후보에 올랐던 아만다 사이프리드.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생각지 못한 말을 들었다는 듯 온 얼굴 가득 감동한 표정과 함께 "나는 그녀를 사랑해(I love her)"를 읊조렸다. 우리도 사랑하고 나도 사랑하게 만드는 윤여정. 뉴욕타임스는 "뜻밖의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드디어 만났어" 브래드 피트 에스코트 윤여정의 백스테이지는 본식만큼 이슈의 중심에 섰다. '미나리' 제작사 플랜B의 수장이자 전년도 남우조연상 수상자로 이날 여우조연상 시상에 나선 브래드 피트와 여러 에피소드를 만들어냈기 때문. "미스터 브래드 피트, 우리 드디어 만났네요"라는 말로 수상 소감을 시작할 만큼 윤여정에게도, 보는 이들에게도 브래드 피트와의 투샷은 최고 시청률을 이끌 이슈였다. 윤여정이 무대에서 내려온 후 브래드 피트는 윤여정을 직접 에스코트 하며 문을 열어주고, 걷는데 불편함 없이 팔도 내줬다. 또 윤여정 이름이 적힌 카드를 보여주며 미소와 담소도 나눴다. 물론 "우리 촬영할 동안 어디에 있었냐"며 콕 집을 정도로 화통한 윤여정은 백스테이지에서도 브래드 피트에게 "다음 영화에는 돈 좀 더 써달라"고 요청했다고. 윤여정은 "브래드 피트가 '많이는 아니고 조금 더 쓰겠다'며 슬며시 빠져나갔다. 한국으로 초청도 했더니 브래드 피트가 '알았다'고 답했는데 다 믿지는 않는다"고 귀띔한 에피소드로 폭소를 자아냈다. "원더풀 그랜마" 힙 패션 끝판왕 패셔너블한 배우로 워낙 유명했기에 윤여정의 '오스카 패션'은 수상 여부 열외로 꾸준히 관심을 모았다. 그리고 뛰어난 패션 센스는 단연 아카데미에서도 빛을 발했다. 윤여정이 택한 드레스는 '나 드레스요'라고 온 몸으로 뽐내기 보다, 고상하고 우아하면서도 캐주얼한 블랙 드레스였다. 드레스는 두바이 브랜드 Marmar Halim(마마 하림) 2017년 FW 콜렉션 제품, 가방은 Roger Vivier(로저 비비에), 주얼리는 Chopard(쇼파드) 제품으로 몇 십년이 지나도 촌스럽지 않을 완벽한 자태를 선보였다. 윤여정은 버라이어티 선정 레드카펫 베스트 드레서 꼽히기도 했다. 예상못한 백스테이지 패션은 화제성의 정점을 찍었다. 드레스 위에 툭 걸친 항공 점퍼 한 장과 검은 마스크가 '퍼펙트 윤여정'을 완성했다. 꼼데가르송(Comme des Garçons)과 알파 인더스트리(Alpha industries) 콜래버레이션 항공 점퍼에 대한 정보는 사진과 영상이 뜬 즉시 온 커뮤니티를 뒤덮었다. 항공 점퍼를 입고 오스카에 이름을 새기는 모습, 프랜시스 맥도먼드와 함께 찍은 사진은 두고두고 회자 될 전망이다. 또한 사용감 있는 에르메스(Hermes) 블랙 켈리백도 무심한 듯 바닥에 툭 놓여 있었지만 그래서 더 눈에 띄었다. 명품의 값어치마저 증명시켰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4.2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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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수상' 윤여정 키워드 66만건 트윗…미국·브라질서도 축하

배우 윤여정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에 전세계 트위터가 뜨거운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 27일 트위터코리아에 따르면 수상 소식이 전해진 26일 하루 동안 '#윤여정', '#YuhJungYoun' 등 윤여정 배우 이름 관련 한글, 영문 키워드는 66만 건 트윗됐다. 수상이 확정된 1시간 동안의 트윗량은 16만 건으로 시간당 최고 트윗량을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한국, 미국, 브라질, 인도네시아, 일본, 영국, 캐나다, 태국, 멕시코, 필리핀 등에서 가장 많은 축하 메시지가 트윗됐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공식 트위터 계정(@TheAcademy)의 이번 수상 발표 트윗 중 이례적으로 여우조연상을 발표한 트윗이 현재 3만9천 건으로 가장 많은 리트윗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계정에서 현재까지 역대 가장 많이 리트윗된 최고의 트윗은 지난 해 영화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을 알린 트윗으로 17만 건 이상 리트윗됐다. 아카데미 시상식(@TheAcademy)과 미국의 주요 미디어인 ABC뉴스(@ABC), 굿모닝 아메리카(@GMA) 등이 트윗한 윤여정 배우의 수상소감 영상은 236만 뷰 이상을 기록했으며, 이에 대해 ‘최고의 수상 소감이다', ‘아시아인으로서 너무 자랑스럽다' 등 세계 팬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문재인 대통령(@moonriver365)과 배우 산드라 오(@IamSandraOh) 등 유명 인사들과 넷플릭스 코리아(@NetflixKR), 왓챠(@watcha_kr) 등의 브랜드도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윤여정 배우의 수상을 축하했고, SBS(@SBSNOW)는 축하의 의미로 윤여정 배우의 예전 출연작 명장면을 모아 공개하기도 했다. 트위터 글로벌 K팝 & K콘텐츠 파트너십 총괄 김연정 상무는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시상식 4관왕에 오르며 트위터를 달군데 이어 올해는 영화 미나리와 윤여정 배우가 트위터를 들썩였다”며 “전 세계 이용자들이 실시간으로 역사적인 수상 소식을 함께 즐기고 나누며 소통하는 시간이었으며, 트위터에서 영화나 드라마, 음악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가 강력한 확산력을 가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2021.04.2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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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윤여정, 불손한 재치를 지닌 극렬하게 독립적인 여성"

“몹시 딱딱했던 시상식에서 윤여정은 하늘이 준 선물이었다(In an awfully dry ceremony, Youn was a godsend).”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한국 배우 최초 오스카를 차지한 윤여정에게 바친 찬사다. NYT는 26일(현지시간) ‘2021 오스카 최고와 최악의 순간들’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전날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안은 윤여정을 ‘최고의 수상 연설’에 꼽았다. NYT는 먼저 지난 11일 영국아카데미(BAFTA) 시상식에서 그가 “매우 고상한 체하는(a very snobbish)” 영국인들로부터 받은 상이어서 기쁘다고 말한 소감을 올시즌 최고의 연설로 짚었다. 또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그와 비슷하면서도 더 코믹한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했다. 윤여정이 이날 여우조연상 시상자이자 ‘미나리’ 제작자였던 브래드 피트에게 “드디어 브래드 피트를 만났다. 우리가 털사에서 영화를 찍을 때 당신은 어디 있었냐”고 농담한 것과 두 아들의 잔소리를 언급하며 “이게 다 엄마가 열심히 일했기 때문”이라고 말한 순간을 인용하면서다. 이어 글렌클로즈(‘힐빌리의 노래’), 아만다 사이프리드(‘맹크’) 등 객석에 있는 같은 부문 경쟁 후보들을 향해 “오늘밤은 내가 운이 더 좋았다. 어쩌면 한국 배우에 대한 미국식 환대일까?” 건넨 소감도 주목했다. ━ NYT "윤여정, 한국 남성 중심 위계질서 투쟁해온 여성 사이 큰 반향" NYT는 이 기사에서 올해 아카데미의 가장 획기적인 사건으로 다양성을 강조하며 비백인 여성 최초 감독상을 받은 중국계 클로이자오와 윤여정 등을 되새겼다. 또 같은날 ‘오스카 수상 한참 전부터 윤여정은 한국의 마음을 얻었다’는 별도 서울발 기사를 통해 윤여정의 수상 의미와 인기 비결을 조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들의 할머니, 어머니의 모습을 생생하게 살려낸 윤여정 님의 연기가 너무나 빛났다”며 공식 축하한 것도 언급했다. NYT는 한국에선 1957년 이후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유일한 아시아 여성이어서뿐 아니라 수상자가 ‘윤여정’이기에, 또 윤여정의 인생 스토리와 캐릭터들이 맞물려 반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특히 “오랫동안 한국의 남성 중심적인 위계질서 아래서 투쟁해온 여성들 사이에 깊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했다. 이번 영화의 주제인 ‘미나리’가 어디서나 잘 자라는 식물이고, 한국영화계에 ‘미나리’ 같은 사람이 있다면 바로 윤여정이라면서 오스카를 받기 훨씬 전부터 이 “불손한 재치를 지닌 극렬하게 독립적인 여성(a fiercely independent woman with an often irreverent wit)”은 한국인들에게 사랑받았다고 전했다. 또 윤여정의 성공은 그의 외모가 평범하고 목소리가 거칠고 매력적이지 않다고 여겼던 남성 프로듀서들의 예상과 어긋났다면서 한국의 한 케이블 채널에서 윤여정의 발언을 인용했다. “그 프로듀서들은 내가 배우로 성공하면 모자를 먹겠다고 말했어요. 불행히도 그 사람들 지금 모두 죽었어요.”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2021.04.2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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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 훔친 뜻밖의 선물" 외신도 홀린 윤여정 오스카 소감

진정성과 센스가 어우러진 소감에 모두가 환호했다. 25일(현지시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연기상을 거머쥔 윤여정의 소감에 외신이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위트있는 시작부터 첫 영화와 첫 감독을 떠올린 초심으로 지은 마무리까지. 윤여정의 한마디 한마디는 순식간에 좌중을 몰입시키기 충분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2021 오스카, 최고와 최악의 순간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윤여정을 '최고의 수상 소감' 주인공으로 꼽아 눈길을 끌었다. 뉴역타임스는 윤여정이 앞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국 사람들을 'Snobbish people'(매우 고상한 체하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해 글로벌 화제를 모았던 소감을 언급하며 "오스카에서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은 비슷하면서도 또 코믹한 에너지들을 가지고 왔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즈는 윤여정이 이날 여우조연상 시상자이자 '미나리' 제작사 플랜B 대표이기도 한 브래드 피트에게 "브래드 피트, 드디어 만났다. 우리가 촬영할 땐 어디 있었냐"고 농을 친 것과, 두 아들에게 "이 수상은 엄마가 열심히 일했기 때문"이라고 말한 소감을 재치있는 유머로 꼽았다. 또 다른 후보들을 언급하며 그들을 함께 치켜 세우고 "오늘 밤은 내가 운이 좋았다, 아마도 한국 배우에 대한 미국식 환대인 것 같다"고 전한 진심에 대해서도 "몹시도 딱딱했던 시상식에서 뜻밖의 선물이었다"고 애정어린 평을 전했다. 뉴욕타임즈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특이점으로 꼽히는 수상자의 다양성에 대해 논하면서도 윤여정을 빼놓지 않고 소개했다. 미국 CNN은 윤여정의 수상 소감을 편집해 홈페이지에 게재하며 "윤여정이 쇼를 훔쳤다"고 흡족해 했고, 워싱턴포스트(WP)는 "윤여정의 수상소감은 '미나리' 캐릭터만큼이나 매력적이고 진솔했다", 시사 잡지 애틀랜틱은 "올해 시상식 하이라이트. 왜 그녀의 수상을 보는 것이 즐거운지를 보여줬다"고 평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4.2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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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영화계 새 역사" 오스카 든 '미나리' 윤여정[공식]

살아있는 전설이 됐다.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배우 윤여정은 미국과 영국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을 동시에 석권한 아시아 최초의 배우에 등극했다. 윤여정은 25일(현지시간) 미국 LA 유니온 스테이션에서 치러진 93회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에서 한국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번 오스카 수상으로 윤여정은 전 세계 시상식과 영화제, 비평가협회에서 총 42개의 연기상 트로피를 휩쓸며 세계 영화계의 역사를 새로 썼다. 특히 윤여정은 미국 아카데미와 영국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을 석권한 아시아 최초의 배우로 등극하며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고 있다. 미국 아카데미에서 아시아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는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1958, 일본)이며, 영국 아카데미에서 아시아 최초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는 '간디'의 로히니 해탠가디(1983, 인도)로, 미국과 영국 아카데미를 석권한 배우는 아시아에서 윤여정이 유일하다. '미나리'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 세계적인 배우 브래드 피트에게 오스카 트로피를 전달 받은 윤여정은 "브래드 피트, 드디어 우리 만났네요. 털사에서 우리가 촬영할 땐 어디 계셨던 거예요? 만나서 정말 영광이에요"라고 인사해 웃음을 자아냈다. 윤여정은 "아시다시피 저는 한국에서 왔고 제 이름은 윤여정입니다. 유럽인들 대부분은 저를 '여영'이나 또는 '유정'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하지만 오늘만큼은 여러분 모두를 용서하겠어요"라며 특유의 익살스러운 유머로 시상식장을 밝게 만들었다. 또한 "저는 지구 반대편에 살아서 오스카 시상식은 TV로 보는 이벤트, TV 프로그램 같았는데 제가 직접 왔다니 믿기지 않네요. 잠시만요, 마음을 가다듬고 진정 좀 할게요. 저에게 투표해주신 아카데미 회원분들에게 대단히 감사드립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리고 원더풀한 미나리 가족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스티븐 연, 정이삭, 한예리, 노엘 조, 앨런 김, 우리는 가족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정이삭 감독이 없었다면 저는 오늘 밤 이 자리에 없었을 겁니다. 정이삭이 우리의 캡틴이었고 저의 감독이었습니다.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라고 팀 미나리에게 진심을 표했다. 이와 함께 윤여정은 "또 감사드릴 분이… 저는 경쟁을 싫어합니다. 제가 어떻게 글렌 클로즈를 이기겠어요? 저는 그녀의 영화를 수없이 많이 봤습니다. 5명 후보가 모두 각자 다른 영화에서의 수상자입니다. 우리는 각자 다른 역을 연기했잖아요. 우리끼리 경쟁할 순 없습니다. 오늘 제가 여기에 있는 것은 단지 조금 더 운이 좋았을 뿐이죠. 여러분보다 조금 더 운이 좋았네요. 미국식 환대인가요? 한국 배우에 대한 손님맞이가 친절하네요.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윤여정은 "사랑하는 두 아들에게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네요. 저를 일하게 만든 아이들이요. 사랑하는 아들들아, 이게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결과란다"라며 "그리고 저는 이 상을 저의 첫 번째 감독님, 김기영에게 바치고 싶습니다. 아주 천재적인 분이셨고 제 데뷔작을 함께 했습니다. 살아계셨다면 아주 기뻐하셨을 거예요. 정말 진심으로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라고 모두가 기대하고 기다렸던 퍼펙트 수상소감을 남겼다.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미나리'는 전 세계 112관왕을 달성하며 감독 정이삭의 탁월한 연출과 배우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앨런 김, 노엘 케이트 조의 환상적인 연기 앙상블을 인정받았다. 한편, 오스카상으로도 불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주관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상이다. 다음은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윤여정 수상소감 전문 브래드 피트, 드디어 우리 만났네요. 털사에서 우리가 촬영할 땐 어디 계셨던 거예요? 만나서 정말 영광이에요. 아시다시피 저는 한국에서 왔고 제 이름은 윤여정입니다. 유럽인들 대부분은 저를 '여영'이나 또는 '유정'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하지만 오늘만큼은 여러분 모두를 용서하겠어요. 저는 지구 반대편에 살아서 오스카 시상식은 TV로 보는 이벤트, TV 프로그램 같았는데 제가 직접 왔다니 믿기지 않네요. 잠시만요, 마음을 가다듬고 진정 좀 할게요. 저에게 투표해주신 아카데미 회원분들에게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원더풀한 미나리 가족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스티븐 연, 정이삭, 한예리, 노엘 조, 앨런 김. 우리는 가족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정이삭 감독이 없었다면 저는 오늘 밤 이 자리에 없었을 겁니다. 정이삭이 우리의 캡틴이었고 저의 감독이었습니다.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또 감사드릴 분이... 저는 경쟁을 싫어합니다. 제가 어떻게 글렌 클로즈를 이기겠어요? 저는 그녀의 영화를 수없이 많이 봤습니다. 5명 후보가 모두 각자 다른 영화에서의 수상자입니다. 우리는 각자 다른 역을 연기했잖아요. 우리끼리 경쟁할 순 없습니다. 오늘 제가 여기에 있는 것은 단지 조금 더 운이 좋았을 뿐이죠. 여러분보다 조금 더 운이 좋았네요. 그리고 아마도 미국인들이 한국 배우를 대접하는 방법일 수도 있죠. 아무튼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두 아들에게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네요. 저를 일하게 만든 아이들이요. 사랑하는 아들들아, 이게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결과란다. 그리고 저는 이 상을 저의 첫 번째 감독님, 김기영에게 바치고 싶습니다. 아주 천재적인 분이셨고 제 데뷔작을 함께 했습니다. 살아계셨다면 아주 기뻐하셨을 거예요. 정말 진심으로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Mr. Brad Pitt, finally! Nice to meet you. Where were you while we were filming in Tulsa? It's a very honor to meet you. As you know, I'm from Korea, actually my name is Yuh-Jung Youn. Most of the European people call me Yuh-Yung, some of them call me Yu-Jung. But tonight, you are all forgiven. And well.. I usually... I'm living in the other part of the world. I just watched television, It is a oscar, event on the television. Just watching, like a television program for us. But me being here by myself, I cannot believe it that I'm here. Okay, let me put myself together. Thank you, Tremendous thanks to the Academy members who voted for me. Thank you for the wonderful MINARI family, Steven, Isaac, Yeri, Noel, and Alan. We became a family. And most of all, Lee Isaac Chung, without him, I couldn't be here tonight. He was our captain and my director. Thanks to you, Too many thanks to you. And I'd like to thank.. see, I don't believe in competition. How can I win Glenn Close? win over Glenn Close? I have been watching her so many performances, so this is just... all the nominees, five nominees, we are the winner for the different movies. We played different roles, so we cannot compete with each other. Tonight I'm here is that just because of a little bit of luck, I think. Maybe luckier than you. And also maybe.. Is that an American hospitality for the Korean actor? I'm not sure. Thank you so much. And I'd like to thank to my two boys who made me go out and work. So, beloved sons, , this is the result because mommy works so hard. And I'd like to dedicate this award for my first director, KIM Ki-Young who was a very genius director. I made a movie together with my first movie. I think he will be very happy if he is still alive. Thank you very much! Tremendous thanks for everybody. Thank you.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4.26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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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쾌거에 한국계 배우 산드라 오 "축하해요!"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윤여정에 대한 축하가 쏟아지고 있다. 26일 산드라오는 자신의 트위터에 "축하해요 윤여정! 여우조연상 '미나리'"라는 글을 올렸다. 윤여정은 2005년 한국계 미국 배우 산드라 오와 작품을 준비하다 무산된 적이 있다. 윤여정은 '마나리'에서 딸 모니카(한예리) 부부를 돕기 위해 한국에서 건너간 할머니 순자 캐릭터를 맡아 연륜에서 오는 단단한 연기 내공을 보여줬다. 산드라 오는 앞서 영화를 보고 "배우로서,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이 엄청난 작품을 보고 너무나 큰 감동을 받았다. '미나리'는 정말 미국적인 이야기면서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보편적인 이야기"라는 감상평도 전했다. 오스카에 호명된 윤여정은 재치있는 수상소감으로 좌중을 웃겼다. '미나리' 제작사인 A24의 대표 브래드 피트가 시상자로 나와 "영화 촬영 동안 어디에 있었느냐, 반갑다"라는 말로 소감을 시작했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2021.04.26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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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고상한 체하는 영국인들, 감사!”에 美 매체 "올 수상소감 중 최고"

“모든 상이 의미있지만 이번엔 특별히 고상한 체하는 영국인들에게 인정받았다(Specially recognized by british people known as very snobbish people).” 영화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이 11일(현지시간) 영국 아카데미상(BAFTA) 여우조연상을 탄 데 이어 유쾌‧솔직한 수상 소감으로 세계인을 사로잡았다. “올 수상소감 중에 최고”(미 매체 벌처)라는 평까지 등장했다. 윤여정은 이날 런던 로열앨버트홀에서 열린 시상식을 화상으로 지켜보다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깜짝 놀란 표정으로 두 손을 벌려 보인 그는 영어로 “한국 배우 윤여정입니다”라고 말문을 연 뒤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후보로 지명돼서 영광이다. 아니, 이제 수상자죠”라며 얼떨떨해 했다. 이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 별세에 애도를 전했다. 그는 감사의 말을 이어가다가 “고상한 체하는 영국인들”을 언급할 땐 어깨를 살짝 으쓱했고 이를 지켜보던 진행자가 폭소를 터뜨리는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윤여정은 웃음기를 머금은 밝은 얼굴로 “그들(영국인들)이 날 좋은 배우로 인정해줘서 기쁘다(and they approve me as a good actor. So I’m very, very privileged and happy)”고 마무리했고 시상식장에서 환호와 박수가 이어졌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윤여정이 “솔직하고 재치있게 영국인을 평가했다”고 하면서 시상식 후 기자회견에서 나온 말도 전했다. ‘이 같은 시각이 개인 경험에서 나온 것인지’를 물었을 때 윤여정은 “영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고 10년 전 배우로서 케임브리지대에서 펠로십을 했는데 모두 고상한 체한다고 느껴졌다. 그러나 안 좋은 식은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는 “영국은 역사가 길고 자부심이 있다. 아시아 여성으로서 고상한 체한다고 느꼈다. 그게 내 솔직한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윤여정의 수상 소감에 인터넷에선 “사랑스럽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 감독 에드가 라이트도 “그 말로 전체 시상식 시즌에서 우승했다”고 트위터에 적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지가 전했다. BBC도 윤여정이 ‘브로큰 잉글리시’로 소감을 말하면서 “고상한 체하는” 사람들을 언급했다고 소개했다. 관련기사 SAG 거머쥔 윤여정 "영어 별로죠?"…동료들 "퍼펙트" 엄지척 영국 아카데미는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가 수여하는 최고 권위의 상이다. 앞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외국어영화상을,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외국어영화상과 오리지널 각본상을 받은 바 있다. 재미교포 2세 정이삭(리 아이작 정)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미나리’는 올해 외국어영화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윤여정의 여우조연상만 수확했다. ‘노매드랜드’가 작품상‧감독상(클로이 자오)‧여우주연상(프란시스 맥도맨드)‧촬영상 등 4관왕에 올랐다. 84세 노익장 앤서니 홉킨스가 ‘더 파더’로 남우주연상을 탔다. 이로써 윤여정은 오는 25일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 수상의 유력한 고지에 올랐다. 오스카 풍향계로 불리는 미국배우조합(SAG) 시상식에 이어 영국 아카데미상까지 그를 여우조연상에 낙점하면서다. 버라이어티는 그러나 윤여정이 크게 웃으면서 “어떤 일이 생길지 아무것도 모르니 묻지 말아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미나리’는 제93회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 외에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음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라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관련기사 '노매드랜드' 중국 출신 자오 감독, 아시아 여성 첫 DGA 감독상 귀양살이 설경구·이정은 로맨스…'자산어보' 어디까지 실화? [단독]F-16 타본뒤 "이거다"…결국 조종간 잡은 김병만 솔로비행 [단독]김병만, 31번 도전끝 파일럿 됐다…"죽기전까지 꿈꿀것" 미나리의 아카데미 라이벌들, 미리 보고 점수 좀 매겨볼까 2021.04.1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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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IS] "역사로 만든 역사" 74세 윤여정 오스카行 '최초'의 희망

희망의 '미나리', 원더풀 윤여정이다. 배우 윤여정(74)이 한국 영화계, 더 나아가 글로벌 영화계의 새 역사가 됐다.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를 통해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 여우조연상 노미네이트에 성공한 윤여정은 한국 배우 최초는 물론, 첫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아카데미 입성이라는 대업을 세웠다. 이로써 칸·베를린·베니스로 이어지는 세계 3대 영화제를 넘어 할리우드의 심장, 아카데미시상식 후보 지명까지 세계 무대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는건 100% 충무로 여배우들의 차지가 됐다. 데뷔 56년 차, 74세 배우에게 남은건 아름다운 은퇴로만 여겨졌다. 시니어, 중견, 원로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으면서 왕성한 활동을 해도 할 수 있는 역할, 행보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 결론 내렸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제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주위의 반대에도 감행한 도전은 최초라는 역사와 희망이라는 새 꿈을 선물했다. 윤여정의 아카데미시상식 입성은 역사적 기록을 넘어 새 활로의 개척이라는 의미를 더한다. 타이밍은 분명 좋았지만, 굴러 온 기회를 잡고 천운을 이끌어낸건 윤여정 본인이다. 50여 년간 연기로 쌓은 역사가 있었기에 새 역사도 윤여정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살기 위해, 살아가기 위해 목숨 걸고 했던 연기만큼은 결국 윤여정을 배신하지 않았다. 또한 만인의 선생님으로 대우받고 존경만 받아도 마땅한 상황에서 제자리에 안주할 수 없다는 이유와 배우로서의 욕심으로 미국행을 택한 과감함도 신의 한 수가 됐다. 작은 힘은 큰 영화의 밑거름이 됐다. 1966년 TBC 3기 공채 탤런트로 연기에 발을 들인 윤여정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반세기가 넘는 시간동안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1971년 드라마 '장희빈'과 영화 '화녀'를 동시에 히트시키며 '천재 여배우'로 각광받았고, '사랑과 야망' '사랑이 뭐길래' '목욕탕집 남자들' '넝굴째 굴러온 당신' '디어 마이 프렌즈' 등 크고 작은 역할을 가리지 않으며 수 많은 드라마에서 열일 활동을 펼쳤다. 김수현 작가의 원조 페르소나로 한 손에 꼽기 힘든 대표작이 수두룩하다. 충무로 활약도 빛났다. 리메크판 '하녀'를 비롯해 '바람난 가족' '여배우들' '돈의 맛' '계춘할망' '죽여주는 여자' 등 장르와 캐릭터에 한계를 두지 않는 열연을 선보였다. '미나리'의 순자는 윤여정이 걸어 온 50년 연기인생의 산물이다. 해외 관객들이 매료된 것도, 국내 관객들이 익숙하게 빠져든 것도 윤여정의 내공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기 때문. 과거엔 감히 예상 못했을 결혼 후 10여 년의 미국 생활 고충도 훗날 찬란한 역사를 이룩하는데 꽤나 큰 도움이 됐다. 엄마, 할머니에 국한되지 않은 윤여정의 도전적 행보는 해를 거듭할 수록 눈에 띄었다. 특히 해외에서도 낯설지 않은 호흡으로 윤여정의 능력과 똑부러진 마인드를 새삼 확인케 했다. 2015년 워쇼스키 자매가 감독한 미드 'Sense8'에 비중있는 카메오로 출연하며 해외 활동에 물꼬를 텄고, '꽃보다 누나' '윤식당' '윤스테이' 등 나영석 사단 예능에 합류하며 본연의 매력과 함께 영어 실력도 자랑했다. 패셔너블 분위기 또한 윤여정의 전매특허 이미지다. "믿기 힘들다" 표현했지만 이미 거머쥔 32개의 트로피는 현실을 말한다. 윤여정은 전미 비평가위원회로부터 LA, 워싱턴 DC,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뉴욕 온라인, 그레이터 웨스턴 뉴욕, 오클라호마, 캔자스시티, 세인트루이스, 뮤직시티, 노스캐롤라이나, 노스텍사스, 뉴멕시코, 샌디에이고, 아이오와, 콜럼버스, 사우스이스턴, 밴쿠버, 디트로이트, 디스커싱필름, 미국 흑인, 피닉스, 온라인 여성, 할리우드 비평가협회와 미국 여성 영화기자협회, 팜스프링스 국제 영화제, 골드 리스트 시상식, 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 라티노 엔터테인먼트 기자협회 등 연기상만으로 통산 32관왕을 수상하며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아카데미시상식 입성만으로 또 하나의 역사적 한 페이지를 쓴 윤여정은 이제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로 오스카를 노린다.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아시아 배우가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건 지난 93년간 '사요나라'(1957) 우메키 미요시, '모래와 안개의 집'(2003) 쇼레 아그다쉬루, '바벨'(2007) 키쿠치 린코, 그리고 윤여정까지 단 4명이다. 윤여정이 수상까지 성공한다면 우메키 미요시 이후 63년만 두 번째 아시아 여우조연상이 탄생하게 된다. 지난해 '기생충(봉준호 감독)'에 이어 2년 연속 기적의 낭보에 환호하게 만든 '미나리'와 윤여정. 전 국민이 온 마음을 다해 희망하고 있는 순자의 미소와 눈물, 그리고 수상소감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3.1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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